교구장 말씀 & 기도, 묵상

평양에서 미사 집전할 수 있기를… 기도로 힘 실어줘야

작성자
chung7971
작성일
2018-05-03 19:18
조회
17
2018 남북 정상회담의 여운이 아직 여전하다.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은 감회가 특히 남달랐다.
염 추기경은 “이번 정상회담은 우리 모두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 소리에 하느님께서 응답해주신 듯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4월 29일 서울대교구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염 추기경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대화’를 꼽았다.

“대화는 평화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첫걸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한 정상의 만남은 모든 이에게 희망을 준 큰 성과라고 봅니다.
적대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해 우리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에게 심어줬습니다.”

염 추기경은 이어 “판문점 선언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고, 또 서로를 겨눴던 총부리를 거두고 화해의 손을 맞잡는 소중한 계기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남북한의 정상이 합의 이행의 의지를 분명히 밝힌 만큼 앞으로 남북한이 꼭 약속을 지켜 이 땅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염 추기경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룬 합의 중 인도적 문제에 특히 주목했다.

인도적 문제 해결 중요

“평화의 출발은 인간적인 삶에 있기에 인도적 문제의 해결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 진행에 합의한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13만 명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많은 분이 돌아가시고 이제는 5만 7000여 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는 자주, 지속해서 상봉이 이뤄지도록 남북 당국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염 추기경은 이어 북한의 어린이와 노약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단순히 물건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직접 만나서 사랑과 희망을 나누고 마음을 모으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면서 “인도적 대북지원을 질적, 양적으로 더욱 확대하고 ‘만남을 통한 평화의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염 추기경은 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출발은 기도”라며 “민족을 하나로 만드는 기도운동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에서 1995년부터 23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주 화요일 오후 7시에 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봉헌해온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와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기도운동’을 언급한 뒤 “북녘 교회와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평안ㆍ황해 남북도 일대 관할권자이기도 한 염 추기경은 “지난해는 평양교구 설립 90주년이었지만, 저는 아직 평양 땅을 밟아보지 못했다”면서도
“대신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며 북녘 교회와 아직 북한에 남아 있을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주님 은총을 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녘땅에는 아직도 성령의 불길이 꺼지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면서 “언젠가는 이들을 만나 성사를 집전하고 함께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희망 품고 어려움 극복해야

염 추기경은 “한반도 평화는 남북한 주민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사랑과 정의를 바탕으로 서로를 용서하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평화의 선익은 혼자서만 누려서는 안 되고 함께 나눌 때 그 의미가 더욱 빛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며 “절망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평화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마음에 품고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이 자리를 빌려 지도자들께도 오직 민족의 공동선을 위해 지혜를 모아주길 부탁드린다”라며
“우리 모두 함께 마음을 모아 핵 없는 한반도, 평화와 희망의 한반도를 위해 기도하자”고 거듭 호소했다.